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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웹진: "프리베트 빅토르”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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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Jejueco 날짜16-06-23 22:34 조회1,18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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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여행 웹진: "프리베트 빅토르” 2005.12. :::::

"프리베트 빅토르” ...

글_강은정 기자 / 사진_ 한정택 기자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이죠?
빅토르 : 저요, 러시아 사람인데요. 블라디보스토크. 그럼 당신은 블라디보스토크 아세요?

-당근 알죠...한때 우리나라 독립군들이 일제로부터 해방을 위해 독립운동을 벌이던 곳이잖아요.(그 정도는 역사시간에 배워서 당연히 알고 있다구요^^)
빅토르 : 그럼 연해주도 아시겠네요?

▲ 환하게 미소 짓는 이 남자, 물빛처럼 푸른 눈을 소유한 러시아 사람 빅토르다.

-연해주,,,연해주도 알죠. 근데 연해주랑 블라디보스토크랑 같은 곳 아닌가여(왠지 자신없어지는데,,,). 그니까 한자로 표현한 말이 연해주 아닌가(진짜 자신없다 ㅠㅠ. 이건 수업시간에 안가르쳐주던데)
빅토르 : 후후후...블라디보스토크는 연해주의 수도예요. 자, 세계지도를 한 번 볼까요.

-‘아니 이런,,,,주라더니 우리 한반도보다 더 크잖아’
빅토르 : (계속 지도를 가리키며) 이거는 한국에서 만든 지도니까 제주도가 이만큼이라도 나왔네요. 다른 나라 지도 같으면 제주도 안나와요.

-‘나도 알아요 제주도 쪼그만 섬인거 알거든요. 괜히 자존심 상하네’

딱히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마치 만화영화의 캐릭터가 튀어 나온 듯 하다. 빅토르 라센세브(Victor Ryashentsev)를 처음 만났을때의 느낌은 그랬다. 외국인이면서도 제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자산으로 외국인은 물론 국내 관광객을 대상으로 여행가이드를 하고 있는 빅토르,,,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나는 순수토종 제주사람인데,,,이 사람보다 꿀리는게 넘 많다. 또 좌절!

솔직히 나는 러시아에 대해 모르는게 너무 많다. 인정해야겠다. 위대한 문호 톨스토이, 제정러시아의 부패, 1917년 볼셰비키 혁명,,,허접한 교과서적 지식으로 빅토르와 대화를 나누려했다니...난 대화가 시작된 순간부터 한계에 부딪혔음을 곧바로 인식했다. 그와 동시에 지적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가 설명하는 모든 것에 귀를 쫑긋!

빅토르 : 러시아에선 바이칼 호수 동쪽 지역을 극동이라 불러요. 러시아 인구 1억7천만명 중 5천만명이 극동에 거주하고 있죠. 극동지역은 참 특이해요. 아시아와 유럽이 혼재한 사회거든요. 그래서 유라시아라고 불러요.(ㅎㅎ 그건 나도 알지요) 아시아와 가까워서 그런지 중국어와 일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치만 한국어는 그다지 인기가 없었죠. 하지만 난 남들이 선택하지 않는 길을 걷기로 했어요. 한국어를 선택했고 서울로 유학을 왔거든요. 나 이전 선배들은 대부분 평양으로 유학을 갔어요.

-당신의 고향, 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해 얘기해 줄래요?
빅토르 : 내 고향이 연해주의 수도라고 이미 얘기했을 거고(이미 뼈에 사무친답니다),,,블라디보스토크 인구는 70만명 정도 돼요. 한때 한국 사람들이 많이 활동했죠. 그래서 지금도 그 영향 때문에 ‘서울거리’라는 곳도 있어요. 사실 거리로 치면 인천에서 비행기로 2시간 정도니까 아주 가까운 곳이랍니다.


빅토르 얘기를 듣고보니 정말 가까운 곳인데요. 그런데도 왜 그렇게 먼나라 얘기처럼 관심이 없었는지...왠지 미안하네요. (화제를 돌리며)그곳 날씨는 어때요? 제주랑 많이 다를 것 같은데,,,
빅토르 : 블라디보스토크에도 사계절은 있어요. 근데 연해주의 겨울은 엄청 추워요. 최저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떨어질 정도거든요. 제주는 겨울에 체인칠 일도 별로 없지만 그곳에선 겨울타이어로 교체해야 돼요. 체인은 필수구요. 참 제주처럼 바람도 무척 심해요.

"이쯤에서 빅토르에 대한 이력을 소개할까요"
빅토르가 밝힌 것처럼 ‘73년생’이니까 한국나이로 33살이네요. 곧 34살이 되구요. 아내 나타샤와 딸 마샤까지 제주에는 세 가족이 살고 있고, 사는 곳은 따뜻한 남쪽나라 서귀포랍니다. 블라디보스토크 극동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고 어학연수를 위해 한국과 인연을 맺으면서 제주와의 인연도 시작됐죠. 한국에서의 졸업여행이나 연세대학당에서 러시아어강사로 활동하는 틈틈이 제주로 여행갈 기회가 있었는데 스쿠버다이빙과 트레킹을 즐기는 사이 둘다 제주에 홀딱 빠져 버립니다. 특히 아내 나타냐는 서울생활을 접고 제주로 이사가자고 수차례 권하는 바람에 급기야 2001년말 진짜 제주에 정착하기에 이르렀다는...

-제주에코(jejueco)라는 여행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관광가이드를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아이템은 어디서 얻었나요?
빅토르 : 러시아에 있을땐 한국관광객을 상대로 가이드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어요. 중국, 북한, 러시아 경계지역인 두만경 접경지대에 한국관광객을 인솔하곤 했는데,,, 관광이나 여행쪽에 관심이 생기더라구요.
제주에코는 원래 영어와 러시아어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상대 사이트 였어요. 근데 특이한 코스와 프로그램 때문에 입소문이 났는지 점차 내국인 수요가 늘더라구요. 제가 표방하는 여행코드가 ‘생태여행’인데 어느 순간 한국에서도 에코투어리즘이 관광의 이슈로 떠올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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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코는 원래 외국인들에게 제주의 참 모습을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생태여행, 에코투어리즘...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접목시켰나요?
빅토르 : 일단 투어의 특징은 소규모예요. 1인에서 부터 많아야 10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돼요. 미리 짜여진 코스가 있지만 참가자의 관심과 요구에 따라 시시각각 일정이 변하는 맞춤형이구요. 또 기존에 알려진 관광지 중심이 아니라 제주의 알려지지 않은 비경, 해안트레킹,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지죠.

-요새 비수기라 힘들텐데,,,장사는 어떠세요?
빅토르 : 제주에코 역시 성수기와 비수기를 타고 저 역시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비수기때는 바빠서 진행하지 못했던 프로젝트 사업을 개발해요. 최근엔 여행지역을 제주에서 벗어나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으로 웹사이트를 개발중인데 프로그램, 디자인을 직접 합니다. 서울에 있을때 필요할 것 같아 배워둔 것이 큰 도움이 돼요. 물론 제주친구들의 도움도 많이 받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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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토르가 해안트레킹 코스로 개발한 서귀포 해안. 제주해안답지 않게 몽돌도 꽤 많다.


-12월에 적당한 추천코스를 소개해 주신다면...
빅토르 : 두 계절을 동시에 느껴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 될거예요. 한라산에서 겨울산행과 눈꽃체험을 하고 서귀포쪽 해안가로 내려와 해안트레킹을 하노라면 한라산에서 느꼈던 추위는 전혀 없어요. 따사로운 햇살이 마치 봄날, 어떨때는 초여름 같은 기분도 들죠. 상반된 계절 체험, 제주에선 이런게 가능합니다. 일부러 계절을 거스르지 않아도 되거든요.

-제주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가요, 제주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빅토르 : Oh no...절대 아닙니다. 부족한게 너무 많아요. 제주에 정착하고 2년 정도 사전답사하면서 많은 공부를 했지만 많이 까먹었어요. 가이드일을 하면서 새롭게 배우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많이 돌아다니면서 코스도 개발하고 제주를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해요.

마지막으로 가장 힘든점을 물었다. 사업비자 만료기간이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됐는데 재발급 받는데 따른 시간소모가 상당히 많다고 한다. 매번 한달 정도 재발급에 매달려야 하는데 아무일도 할 수 없다고...게다가 그런 점때문에 장기사업계획을 세울때 걸림돌이 된다며 우울해했다. 그렇다고 제주를 떠나고 싶지는 않다고 깔끔하게 마무리 멘트를 날려줘서 분위기가 전환되긴 했지만 괜히 내가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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