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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C 제12호 소식지: 파란 눈의 제주인, 빅토르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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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Jejueco 날짜16-06-23 22:36 조회1,09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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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사보, 2006년 5월호

(People&People)

파란 눈의 제주인, 빅토르를 만나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인터뷰를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 어느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흙 묻은 운동화를 털어내며 인터뷰를 위해 들어서는 그에게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라는 인사를 던졌다. 언제나 처럼 작은 배낭 하나에 트레이드마크인 진한 색 선글라스를 끼고 환하게 웃으며 들어서는 것을 보니 오늘 하루도 즐거운 여행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아직은 쌀쌀한 5월이지만, 그의 모습엔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Q. 러시아에서 제주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는지요?
원래 러시아에서 한국어를 전공했어요. 서울에서 4년 정도 살다가 제주로 이사를 오게 됐는데, 제 아내가 어느 날 바다가 없어서 ‘golden cage’ 안에서 새처럼 죽을 것 같다는 거예요. 서울은 공기도 나쁘고 사람도 많고, 복잡하잖아요. 그래서 좋은 환경을 찾다 보니까 아름답고 조용한 제주로 오게 됐죠. 또 제가 러시아에 있을 때 관광가이드를 했었는데, 제주도에 여행사를 설립하고 가이드 일도 직접 해 볼까 해서 오게 됐어요.

Q. 제주에 정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현재 제주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제주도에 다른 지역,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이 정착하기란 쉽지 않을 거예요. 하물며 외국인인 저희는 오죽하겠어요. 아마도 ‘섬’이라서 외지인들에게 거리감을 갖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니까 아는 사람도 생기고 적응이 되더라고요. 요즘은 여행사를 운영하다보니까 배워야 할 것도 많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아서 하루하루가 정말 바빠요. 또, 제주에 와서 삼신할머니가 예쁜 딸을 하나 점지해 주셨는데, 지금은 일반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어요. 조금 있으면 저보다 제주도 사투리를 더 잘할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제주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거 아닌가요?

Q. 외국인이 제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빅토르씨가 운영하는 여행사만의 특별한 점이 있나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시작한지 3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2년 연속 문화관광부에서 우수여행상품 인증을 받았어요. 외국 사람들이 일반 관광지보다 제주의 아름다운 바닷가, 산, 전통 마을이 더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제주의 숨겨진 비경과 문화 체험, 생태 여행을 컨셉으로 외국인 여행상품을 개발하게 된 거죠. 또, 여행사를 만들기 전에 제주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굉장한 인기였어요. 나중에 여행 상품을 추가한거고요, 지금도 주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관광객들을 모집하고 있어요. 사보에  “www.jejueco.com“(제주에코) 주소 꼭 넣어주세요~ ^^

Q. 명실상부한 제주 홍보대사로서, 제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주를 여행한 외국인들은 제주를 “보물섬”이라고 해요. 다양한 볼거리와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서 관광이 끝나고서도 제주를 떠나기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고요. 저 역시 터를 잡은 지 오래 됐는데 아직까지도 제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살고 있을 정도니까요. 제주는 4계절 다른 모습이라 1년에 여러 번 와도 다양한 제주의 모습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또, 제주가 국내에서 관광자원이 가장 풍부한 만큼 아마 한국 관광에 대해 프로모션할 때도 큰 이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나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엇보다도 해외에 제주도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해요. 외국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야 “국제”라는 단어를 사용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제주" 브랜드를 확실히 인식 시킬 수 있도록 전 도민이 노력해야 해요. 또, 제주도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홍보해야 해요. 그런데 화순항 해군기지가 제주에 들어온다는 건 말도 안 되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제주에 군사기지가 들어온다는 것은 제주가 관광지가 되느냐 군사기지가 되느냐 하는 건데, 국제자유도시에 군사기지가 들어선다면 제주관광의 긍정적인 이미지, 평화 이미지는 사라져 버릴 거예요.


“정부로부터 우수여행상품 인증을 받아도 6개월, 1년 마다 체류를 연장 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그는 제주 안의 외국인들이 제주를 알리는 민간 외교관이라며 좀 더 외국인들에게 친절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서는 모습이 아마 다음 일정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바쁘게 채비하고 걸어가는 뒷모습이 정말 분주해 보였다. 하루가 부족하게 뛰어다니며 제주를 알리는 파란 눈의 제주인 빅토르, 그의 말처럼 제주가 세계인의 도시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 “제주 알림이”로서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취재·글 / 방송작가 오지은)           


빅토르가 꼽은 제주의 가볼 만한 곳 BEST 3 

BEST 1. 산에 올라가서 제주를 즐겨라!
제주에는 한라산만이 아니라 수많은 오름들이 있잖아요. 가볍게 오름에 올라서 숨  한 번 들이마시고 탁 트인 주변 경관을 감상하면 제주여행 종합선물세트가 되요.

BEST 2. 환상적인 물 속 제주를 즐겨라!
저는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좋아해요. 그래서 스쿠버 다이빙이나 잠수함 관광을 추천하는데요, 특히 서귀포 앞바다의 연산호 군락지는 세계에서도 유명한 곳이죠.

BEST 3. 뭐니뭐니 해도 제주의 바다를 즐겨라!
제주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제주 바다는 정말 아름다워요. 4면이 바다라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바다와, 해수욕장, 깎아놓은 듯한 절벽(주상절리)은 최고의 볼거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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