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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 일보] 제주거주 외국인이 바라본 국제자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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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Jejueco 날짜16-06-23 22:33 조회1,062 댓글0본문
한라 일보: 2005.04.22
[특집]제주거주 외국인이 바라본 국제자유도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추진된 지 만 3년이 지나고 있다.
동양의 한 작은 섬-세계무대에는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에서 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상대하겠다고 시작한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대해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도내에서 짧게는 2년 길게는 30여년을 생활해온 외국인들에게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철저한 제주알리기 절실
“홍콩, 싱가폴, 상하이 등에 비해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이제 시작인 만큼 철저한 마케팅이 필요하다”
제주에서 2년째 원어민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크레이그 볼튼(47·Craig Bolton·캐나다)씨는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볼튼씨는 “세계는 물론 아시아에서 조차도 제주도를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며 “우선 제주도에 대한 인지도부터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튼씨는 현재 협상중인 조지워싱턴대 유치는 제주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튼씨는 또 “조지워싱턴대 유치는 한국내 대학들이 국제경쟁력을 키우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미국인들의 투자를 끌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마케팅 부족에 대해 더스틴(75·F. H. Dustin·미국·김녕미로공원 대표)씨는 더 신랄하게 지적했다. 제주에서 30여년을 생활하면서 제주인으로 자부하고 있는 더스틴씨는 “현재 제주가 추진중인 국제자유도시는 홍콩이나 싱가폴, 마카오 등에 근거해서 추진하는 것 같은데 자세히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고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가 마케팅없이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스틴씨는 “이 지역주민에게 물어봐도 국제자유도시에 대해 단 한가지라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밝히고, “지역주민들도 모르는데 어떻게 전세계에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알리겠다는 것인지 전혀 이해가 안된다”며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마케팅 및 홍보 부족을 질타했다.
■군사기지 개발 아이러니
지난 2001년부터 제주에서 여행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빅토르(33·Victor·러시아·제주에코여행사 대표)씨는 “제주의 국제자유도시 개발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 “그러나 요즘 자연훼손이 불가피한 개발 계획 등 여러가지 좋지 않은 소식 때문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빅토르씨는 “군사기지가 들어선다면 제주도의 평화적인 이미지는 사라져버릴 수 있다”며 화순항 해군기지 추진을 반대했다. 빅토르씨는 또 “항만 개발 등으로 서귀포 앞바다 연산호가 훼손되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화순항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는 더스틴씨도 “평화의 섬과 어울리지 않는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미래비전과 관련 빅토르씨는 “제주국제자유도시는 무엇보다 관광과 휴양을 겸한 도시, 컨벤션 중심도시로 개발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빅토르씨는 제주에 대해 깨끗한 환경, 뛰어난 자연자원, 잘 갖춰진 사회간접시설, 아시아에서 유리한 위치와 교통 등으로 “아시아에서 제주처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빅토르씨는 그러나 금융과 물류기지까지 하려면 엄청난 금융 혜택을 줘야 하고 한국 전체의 금융제도와 법률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사실상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봤다. 빅토르씨는 하지만 “관광·휴양 및 컨벤션 외에도 교육과 자연 연구의 국제도시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어 서비스는 필수
이같은 견해에 대해 볼튼씨도 공감했다. “제주는 아름다운 바다와 산이 함께 하고 시골과 도심풍경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매우 빼어난 곳”이라고 칭찬을 늘어놓은 볼튼씨는 동남아와 가까운 지정학적 위치를 갖고 있어 확실한 비전을 갖고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해나간다면 관광 및 휴양중심의 국제자유도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제자유도시로 가기 위해선 갖가지 선결과제가 많다는 데 대해 모두 공감했다.
볼튼씨는 외관상 제주만이 특색있는 도시경관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튼씨는 “한국내 어느 지역을 가든 도시의 모습이 비슷비슷한 실정”이라고 말하고,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로서 통일되면서도 독특한 도시의 모습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통편에서 직항노선을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볼튼씨는 이어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관광과 산업화를 어떻게 조화롭게 균형을 맞춰 개발해나가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히고 “또 제주도는 작은 도시인 만큼 처음부터 너무 대규모 자본 유치에만 매달리지 말고 소자본도 유치,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튼씨는 이와 함께 국제자유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각급 기관에서 외국인을 위한 영어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외국인에 필요한 지원체제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외국인들은 은행, 우체국 등 공공기관 이용 뿐 아니라 응급치료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볼튼씨는 이밖에도 차량렌트시 국제면허증 요구,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할인쿠폰 부족, 대형국제문화행사 부재 등 개선해야 할 점을 세세하게 지적했다.
빅토르씨는 현재의 외국인 출입국 관리와 체류 시스템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주장하고 “현행 제도 아래서는 제주에서 오래도록 사업하려는 외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직자 전문성 키워라
더스틴씨는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이 너무 추상적·선언적이라는 점을 주로 지적했다. 더스틴씨는 국제자유도시의 주요과제로 내세운 7대 선도프로젝트 가운데 첨단과학기술단지는 그나마 실현성이 있는 것으로 보지만 쇼핑아웃렛 건설사업은 소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국제자유도시로 개발되기 위해선 주민들의 인식전환 필요성도 제기됐다.
볼튼씨는 국제자유도시 주민들이 외국인들에게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튼씨는 “다른 나라에선 외국인이 쩔쩔매고 있으면 먼저 다가가서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선 외국인이 도움을 청하지 않는 한 절대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스틴씨는 주민 인식보다 관(官)과 지역사회 리더들의 사고전환을 먼저 촉구했다. 더스틴씨는 “지역사회 리더들과 관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변화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으면 일반주민들의 인식 전환이 힘들다”고 말했다.
더스틴씨는 여기에 덧붙여 “그동안 제주에서 숱하게 관광지구 및 단지 개발이 추진돼 왔지만 번번히 실패로 끝난 것은 사업추진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무원들이 전공도 아닌데다 빈번한 인사이동 등으로 전문적 능력을 키울 기회도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보석기자bsyun@hallailbo.co.kr
[특집]제주거주 외국인이 바라본 국제자유도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추진된 지 만 3년이 지나고 있다.
동양의 한 작은 섬-세계무대에는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에서 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상대하겠다고 시작한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대해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도내에서 짧게는 2년 길게는 30여년을 생활해온 외국인들에게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철저한 제주알리기 절실
“홍콩, 싱가폴, 상하이 등에 비해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이제 시작인 만큼 철저한 마케팅이 필요하다”
제주에서 2년째 원어민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크레이그 볼튼(47·Craig Bolton·캐나다)씨는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볼튼씨는 “세계는 물론 아시아에서 조차도 제주도를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며 “우선 제주도에 대한 인지도부터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튼씨는 현재 협상중인 조지워싱턴대 유치는 제주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튼씨는 또 “조지워싱턴대 유치는 한국내 대학들이 국제경쟁력을 키우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미국인들의 투자를 끌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마케팅 부족에 대해 더스틴(75·F. H. Dustin·미국·김녕미로공원 대표)씨는 더 신랄하게 지적했다. 제주에서 30여년을 생활하면서 제주인으로 자부하고 있는 더스틴씨는 “현재 제주가 추진중인 국제자유도시는 홍콩이나 싱가폴, 마카오 등에 근거해서 추진하는 것 같은데 자세히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고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가 마케팅없이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스틴씨는 “이 지역주민에게 물어봐도 국제자유도시에 대해 단 한가지라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밝히고, “지역주민들도 모르는데 어떻게 전세계에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알리겠다는 것인지 전혀 이해가 안된다”며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마케팅 및 홍보 부족을 질타했다.
■군사기지 개발 아이러니
지난 2001년부터 제주에서 여행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빅토르(33·Victor·러시아·제주에코여행사 대표)씨는 “제주의 국제자유도시 개발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 “그러나 요즘 자연훼손이 불가피한 개발 계획 등 여러가지 좋지 않은 소식 때문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빅토르씨는 “군사기지가 들어선다면 제주도의 평화적인 이미지는 사라져버릴 수 있다”며 화순항 해군기지 추진을 반대했다. 빅토르씨는 또 “항만 개발 등으로 서귀포 앞바다 연산호가 훼손되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화순항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는 더스틴씨도 “평화의 섬과 어울리지 않는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미래비전과 관련 빅토르씨는 “제주국제자유도시는 무엇보다 관광과 휴양을 겸한 도시, 컨벤션 중심도시로 개발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빅토르씨는 제주에 대해 깨끗한 환경, 뛰어난 자연자원, 잘 갖춰진 사회간접시설, 아시아에서 유리한 위치와 교통 등으로 “아시아에서 제주처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빅토르씨는 그러나 금융과 물류기지까지 하려면 엄청난 금융 혜택을 줘야 하고 한국 전체의 금융제도와 법률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사실상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봤다. 빅토르씨는 하지만 “관광·휴양 및 컨벤션 외에도 교육과 자연 연구의 국제도시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어 서비스는 필수
이같은 견해에 대해 볼튼씨도 공감했다. “제주는 아름다운 바다와 산이 함께 하고 시골과 도심풍경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매우 빼어난 곳”이라고 칭찬을 늘어놓은 볼튼씨는 동남아와 가까운 지정학적 위치를 갖고 있어 확실한 비전을 갖고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해나간다면 관광 및 휴양중심의 국제자유도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제자유도시로 가기 위해선 갖가지 선결과제가 많다는 데 대해 모두 공감했다.
볼튼씨는 외관상 제주만이 특색있는 도시경관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튼씨는 “한국내 어느 지역을 가든 도시의 모습이 비슷비슷한 실정”이라고 말하고,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로서 통일되면서도 독특한 도시의 모습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통편에서 직항노선을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볼튼씨는 이어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관광과 산업화를 어떻게 조화롭게 균형을 맞춰 개발해나가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히고 “또 제주도는 작은 도시인 만큼 처음부터 너무 대규모 자본 유치에만 매달리지 말고 소자본도 유치,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튼씨는 이와 함께 국제자유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각급 기관에서 외국인을 위한 영어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외국인에 필요한 지원체제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외국인들은 은행, 우체국 등 공공기관 이용 뿐 아니라 응급치료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볼튼씨는 이밖에도 차량렌트시 국제면허증 요구,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할인쿠폰 부족, 대형국제문화행사 부재 등 개선해야 할 점을 세세하게 지적했다.
빅토르씨는 현재의 외국인 출입국 관리와 체류 시스템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주장하고 “현행 제도 아래서는 제주에서 오래도록 사업하려는 외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직자 전문성 키워라
더스틴씨는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이 너무 추상적·선언적이라는 점을 주로 지적했다. 더스틴씨는 국제자유도시의 주요과제로 내세운 7대 선도프로젝트 가운데 첨단과학기술단지는 그나마 실현성이 있는 것으로 보지만 쇼핑아웃렛 건설사업은 소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국제자유도시로 개발되기 위해선 주민들의 인식전환 필요성도 제기됐다.
볼튼씨는 국제자유도시 주민들이 외국인들에게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튼씨는 “다른 나라에선 외국인이 쩔쩔매고 있으면 먼저 다가가서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선 외국인이 도움을 청하지 않는 한 절대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스틴씨는 주민 인식보다 관(官)과 지역사회 리더들의 사고전환을 먼저 촉구했다. 더스틴씨는 “지역사회 리더들과 관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변화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으면 일반주민들의 인식 전환이 힘들다”고 말했다.
더스틴씨는 여기에 덧붙여 “그동안 제주에서 숱하게 관광지구 및 단지 개발이 추진돼 왔지만 번번히 실패로 끝난 것은 사업추진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무원들이 전공도 아닌데다 빈번한 인사이동 등으로 전문적 능력을 키울 기회도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보석기자bsyun@hallailbo.co.kr